리뷰에 가장 먼저 등장해야할 푸가의 사용기가 없다는 것이 아쉽군요.
더 전문적인 평을 하실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아직은 아무도 안계시니, 제가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1. 개요
사실, 처음 푸가를 구입할 때는 가격에 먼저 끌린 것은 사실입니다. 메이저급의 회사에서는 도저히 나올수 없는 가격이 책정되었음에도 그 성능은 엄청난 블레이드가 바로 푸가입니다.
먼저, 디자인을 보자면, 셰이크 블레이드의 헤드의 형상은 약간 계란형을 닮았는데, 이는 무게중심이 그립부근에 가깝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무게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장단점으로 갈라질수도 있는데, 중진이나 후진에서 드라이브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원심력을 극대화시키는 블레이드일수록 맘에 드실 겁니다. 바로 무게가 헤드끝쪽으로 쏠리는 종류이겠죠. 하지만, 푸가는 그런 블레이드는 아닙니다. 전진을 고수하는 분들을 위한 것이니, 딱 적당한 형상인듯합니다.
중국식 펜홀드의 경우는 헤드의 형상이 다릅니다.
얇은 5겹합판이긴 하지만, 표면이 코토라는 목재로 구성되어 있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림바 목재 보다는 개성이 강한 듯합니다.
2. 타 블레이드와의 비교
스티가의 올라운드 클래식이 무난한 성격의 아가씨라면, 푸가는 약간은 새침한 아가씨 같다고 할까요? 톡쏘는 매력이 있는 블레이드입니다^^
푸가를 사용하기 전에, 한참 사용하던 블레이드가 닛타쿠의 바이올린입니다. 사실, 바이올린, 오펜시브 클래식, 허리케인 킹 등은 늘 푸가의 비교대상이 되곤 합니다.
허리케인 킹 외에는 셋 모두 사용해 보았습니다.
바이올린의 경우는 손맛과 경쾌한 타구감이 중독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블레이드 자체의 반발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안타깝게도 동호인들의 관심이 점점 식어가고 있는듯합니다. 특히나 스피드 글루가 금지되고 있는 시점이 지금에는 더욱 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형제격이면서 반발력이 조금더 강해진 어쿠스틱이란 제품이 더 인기가 있지요. 푸가와 비교를 해보자면, 손맛은 바이올린이 좀더 낫습니다. 타구감이 일품이지요. 하지만, 강렬한 느낌에 비해 실제의 공 스피드는 낮은 편입니다. 푸가의 경우는 바이올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묻히는 느낌이 강합니다만, 의외로 구질은 더 강력하고 빠른 편입니다. 편안한데, 더 강력하다... 이상적이지 않나요^^
5겹합판을 구입하실 때, 많이 꺼리고 조심하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블레이드의 울림이 아닌가 합니다.
울림으로 말하자면, 오펜시브 클래식과의 비교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오펜시브 클래식이라는 블레이드에서 많은 분들의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죠...^^;
어떤 분은 오펜시브 클래식의 울림이 기분나쁘게 느껴진다고 하시고, 어떤 분은 울림 때문에 손에 전달되는 감각이 분명하여 좋다고도 하십니다. 그래서 이 오펜시브 클래식으로 기준을 삼아, 푸가 블레이드의 울림의 정도를 설명할까 합니다.
오펜시브 클래식은 저도 사용해 보았으며, 왜 많은 동호인들이 기분나쁜 울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시는지를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기분 나쁘더군요ㅜㅜ
사실 모든 블레이드가 다 울립니다. 이그니토같은 카본 블레이드도 사용해보았구요, 좀더 두꺼운 아리아도 사용해 보았습니다. 어짜피 목재이기에 울림은 당연한 것이지요. 근데, 오펜시브 클래식의 찌르르하면서도, 터엉~하는 묘한 울림은 계속 저를 불편하게 하였지요. 하지만, 푸가는 경쾌합니다. 울림이 깔끔하다고 할까요? 물론 바이올린보다는 아주 조금 더 울리는 느낌이긴 합니다만, 충분히 감각을 전달해주면서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3. 그립감
[셰이크 블레이드의 윙부분]
이번에는 그립감에 대해 설명해 보려 합니다.
사실 저는 윙의 크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예민하지 않아서 인지, 스티가 블레이드의 윙이 크다고 해도, 저는 사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윙과 관련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평가로는 엑시옴 블레이드의 윙은 크기나 모양이 알맞다고 하더군요^^; 네, ...하더군요...라는 말밖에는 드릴 말이 없군요ㅡㅡ;
그립은 FL의 경우, 매우 이상적입니다. 손에 꽉 차면서, 불편하지 않고, 라켓이 손안에서 돌아가는 일이 없게 해줍니다. 어떤 분들은 FL그립이 커서 서비스 시, 걸린다고 하는데, 저는 손목이 그만큼 유연하지 않아서인지 한번도 걸린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제 경우 ST그립은 왠지 불편하더군요... 소위 각목 그립이라고 하는 엑시옴 ST그립 특유의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ㅡㅡ^ 그래서 지금은 사포로 각을 다 날려 버렸습니다^^; (두툼한 그립의 장점은, 맘에 들지 않으면, 개조도 가능하다는 거겠죠^___^ ) 아무튼 모난 부분을 다 갈아내고 난 지금은 아주 편안한 그립이 되었습니다^^ 하나뿐인 푸가 ST그립이 된 거죠... 하지만, 담에 기회되면 FL로 다시 바꾸려 합니다.
[각진 부분을 갈아낸 ST그립]
4. 반발력
푸가의 기본 반발력은 OFF-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전진 드라이브를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알맞은 정도이죠.
사실, 푸가의 파워가 제게는 딱입니다. 저는 탁구대 끝(엔드라인)에서 2m를 벗어나지 않는 편이라 그런지,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 사실, 저는 힘이 넘쳐서 탈입니다ㅠㅠ
5. 러버 조합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
러버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들은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없을듯합니다. 비교적 단단한 스폰지의 러버라면 다 받아주며, 훌륭한 조합이 됩니다.
엑시옴의 오메가2, 오메가3 유럽버전, 제타 아시아버전, 안드로의 록손 450 및 500PRO, 레보파이어, 도닉의 코파JO골드, 티바의 라피드 디텍스 프레쉬, 시누스 및 시누스 알파, 버터플라이의 테너지05 등등의 러버를 사용하였는데, 불편한 느낌의 러버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각각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가장 제어하기 힘들었지만, 가장 강력한 러버는 안드로의 록손 500PRO였구요, 가장 편안하면서도 무난했던(다시말해, 치는 손맛은 없던)러버는 코파JO골드인 것 같습니다...
초보의 경우, 앞면 오메가3 유럽버전, 뒷면 오메가1이면, 안정적이면서도 파워있게 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단연 엑시옴의 제타 아시아버전과의 조합입니다.(제타 아시아버전의 사용기는 아래에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푸가 중펜과 제타 아시아버전]
지금 회전 중시형의 러버들이 각광받고 있지요... 저는 그 으뜸 주자가 바로, 제타 아시아 버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회전 중시형의 러버는 아니지만, 그 끌림은 중독성이 강합니다. 강렬한 끌림은 중국러버를 연상시킬 정도로 강렬하고, 안정성도 뛰어나서 컨트롤의 어려움이 없습니다. 강력한 한방도 가능합니다. 지금은 이것저것 테스트해보느라, 푸가의 앞면에 여러 러버가 붙어 있습니다만, 제타는 여러장 사재기 해두었습니다^^ 결국 푸가에는 제타만한 러버가 없기 때문이지요... 구하지 못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6. 마무리하며...
두서없이 쓴 글이 되어 버렸네요...
마무리를 지어 보자면, 이전에 다른 종류를 쓰다가 5겹합판을 사용해보고 싶으신 분, 타 블레이드의 그립감에 진저리치시는 분, 무거운 블레이드를 기피하시는 분, 비싼 블레이드에 충격받으신 분... 이런 분들은 푸가를 사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저는 4배가까운 가격의 바이올린 블레이드를 단돈 5만원짜리인 푸가 때문에 처분하였습니다. 금액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적은 금액으로 더 즐겁고 짜릿하게 탁구를 칠 수 있다는 것이 제게는 더 중요했습니다^^
블레이드는 역시 성능으로 말합니다.
가격대비 최강성능~ 푸가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