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은 스피드글루가 금지되고 난 뒤에 러버 성능에 목말라 했던 탁구인들에게
신세계가 펼쳐진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물론 끌림중시형의 천연고무로 된 테너지시리즈가 선수들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선수보다 임팩트가 부족한 생활체육인에게는 때로는 몹쓸 러버 취급을 받기도 했었죠.
안드로의 헥서, 티바의 제니우스, 도닉의 바라쿠다 3종의 텐죠 바이오스 4세대 러버가
전격 출시되면서 무덤에 묻혔던 선수급 스피드글루잉의 옛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스피드글루잉이 된 스라이버 러버를 껑충 뛰어 넘어버린 텐죠 4세대 러버와
엑시옴 블레이드의 궁합을 한 번 살펴 보고자 합니다.
리뷰에 사용된 블레이드는 중펜 4종입니다.
5겹합판 : FUGA(푸가 80g), ARIA(아리아 84g)
카본 : IGNITO(이그니토 85g), STRATO(스트라토87g)
러버는 안드로 헥서(2.1mm), 티바 제니우스(2.0mm) 2종입니다.
참고로 무게는 기존에 이그니토 전후면에 붙어있던
시누스(2.0mm), 시누스알파(2.0mm) 대비 2-3g 정도 무거워졌습니다.
85g 이상의 중펜을 사용할 때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1. IGNITO + 헥서&제니우스
가장 많이 사용한 조합이고 앞으로도 이 조합으로 사용할 것 같습니다.
전면은 헥서가, 후면은 제니우스로 정착될 것 같네요.
슬슬 거는 포핸드 드라이브가 리턴되는 공의 하회전, 횡하회전,
횡회전, 상회전 할 것 없이 맹렬한 스피드로 상대편을 파고 듭니다.
다만 기본타법에 가까운 포핸드롱과 결정타인 스매쉬는 계속 아쉬움을 남깁니다.
알 수 없는 오버 미스나 네트 미스가 생각보다 자주 생기는 편인데
이 부분은 조금 더 적응해야 하는 것인지 단점인지는 아직 단정짓기는 힘드네요.
주력으로 사용하면서 알아나가도록 해야겠습니다.
추가(2009-10-07) 예상대로 적응의 문제였습니다.
어제는 스매쉬 등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네요.
하지만 역시나 텐죠 4세대는 드라이브가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후면에 부착된 제니우스가 만들어 내는 중펜 특유의 횡회전이 가미된 드라이브는
선수출신 레슨코치선생님에게도 극찬을 받았습니다.
제가 아니고 러버가 칭찬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알쏭달쏭했습니다.
2. STRATO + 헥서&제니우스
스트라토에 헥서는 양면의 검이라고 할까요...
파워는 엄청나지만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면과 후면 모두 뻗는 구질을 억제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다만 하체를 적극 이용하여 팔은 가볍게 들어주기만 하는
루프 드라이브의 회전력은 일품이었습니다.
끌림중시형 러버답게 강력한 하회전이 걸린 공도
신기할 정도로 끌려올라가는 느낌입니다.
반면에 제니우스는 양면 모두에 잘 어울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안정적으로 양면 드라이브가 걸리며
기본타법에서도 만족할만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니우스가 한 장 밖에 없는 관계로 주력으로 쓰기는 힘들겠지만
전면은 제니우스로, 후면은 시누스알파 같은 스폰지경도가 낮은 러버로 조합한다면
충분히 위력이 높은 조합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양면 제니우스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 FUGA + 헥서&제니우스
거의 시타 수준의 사용시간 때문에 조금 더 사용을 해 봐야 하겠지만
제니우스는 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공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 듯...
푸가 바로 앞에 스트라토를 써서 생긴 느낌 차이일지도 모르니 가볍게 흘려 보세요.
헥서는 만족할 만 합니다. 4가지 조합에서 가장 가벼워서 스윙스피드가 올라간 탓인지
드라이브의 체감속도는 제일 빠른 것 같네요.
4. ARIA + 헥서&제니우스
푸가와 마찬가지로 짧은 사용시간 때문에 자세한 리뷰는 힘드네요.
전면 헥서, 후면 제니우스가 어울리기는 하지만
이 조합에서는 이그니토가 더 나은 듯 합니다.
이그니토가 없는 경우에는 추천할 만 합니다.
5. 공통사항
이번 신형 러버의 컨셉인 끌림중시형이라는 것을 염두한다면
예상하실 수 있으시겠지만 공통적으로 향상된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서비스입니다.
항간에 '마린 서비스'라고 불리는 강력한 하회전 서비스 시에
상대편 테이블에서 네트로 되돌아 오는 속도와 스핀이 대폭 증가되었습니다.
물론 마린처럼 훼이크모션까지 넣으면서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알고도 당하는 리시버의 네트미스는 상대방에게는 짜증을,
저에게는 마음속의 환호를 지르게 만들어 주네요.
리시브시에 라켓 각 조절로 극복할 수는 있지만 미묘한 차이가 시합을 유리하게 이끌어 줍니다.
다음 기회에는 덱스터 중펜과 YEO 중펜,
테나리 어쿠스틱(펜홀더그립으로 사용)과의 궁합을 리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